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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크리스토퍼힐연구소 전문강사

기사승인 2020.02.03  1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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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름 이해하는 행복한 경자년

2020년,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대인배가 되자.

‘다름을 인정한다’는 말은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가 되고 수긍이 되는 말이지만 행동으로 옮겨지기까지는 정말 많은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특히 가족 간에는 객관성이라는 것은 사라지고 주관적으로 판단하다 보니 작은 일에도 오해를 받거나 상처를 받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26년 전, 날 처음으로 맞이해 주셨던 우리 시어머님의 이야기다.

아침부터 마음이 바쁘다. 큰 아들이 여자 친구를 데리고 온단다. 아니 결혼할 여자를 데리고 온단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

친구들에게 얘기를 했더니, “그냥 밖에서 만나면 되지. 뭘 집으로 오라고 그랬어”하고 핀잔만 들었다.

딸들은 그 동안의 오빠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올케가 될 사람을 추측해 본다며 난리다.

“엄마, 엄마. 오빠가 데리고 온다는 여자는 분명 반듯한 앞가르마에 쪽을 지고 있을 거야. 그치? 그리고 한복을 입고 올라나, 어쩜 편안한 몸빼바지? 하하하”

“그만들 해. 새언니가 될 사람이라잖아. 혹 이런 얘길 들으면 어쩌라고 그래. 오빠가 또 난리 칠 텐데 조심들 해”

며칠 전부터 점심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메뉴를 정했다. 여름철 별미인 ‘콩국수’다. 좋은 국산 콩을 사서 물에 불렸다가 살짝 삶아서 비린내를 제거 한 후 믹서기로 여러 번을 갈아서 콩물을 만들어 시원한 냉장고에 넣어두면 된다. 면은 밀가루 반죽을 해서 숙성을 시켜놓은 후에 얇게 밀어서 채를 썰어 놓으면 된다. 면이 들러붙지 않게 중간 중간 밀가루도 살살 뿌려두어야 한다.

“이제 올 시간이 됐나? 어디 쯤 왔을까? 얘들아 창밖으로 좀 내다봐봐. 오빠 오는지”

“에휴. 엄마, 아직 시간 남았어. 좀 앉아서 쉬어.”

“안녕하세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어머, 어머 아니네. 호호호”

“자자, 그만들 하고 얼른 상부터 차리자. 숟가락 젓가락도 놓고, 얼른얼른. 배고프겠다.”

서둘러 점심상을 차리고 온 가족이 둘러앉았다. 노란 콩물 위에 올려놓은 초록색 오이와 빨간 토마토가 맛을 더할 것 같아 내심 흐뭇하다.

“배고플텐데 어여 먹어요. 국물이 시원 할 거야.”

“…저 정말 죄송한데, 제가 콩국수를 못 먹어요.”

이럴 수가, 아침 일찍부터 발등 찌어가며 정성스럽게 만든 콩국수를 못 먹는단다.

“이런, 내가 물어보지도 않고 이걸 했네. 밥도 있는데, 그럼 그걸로 먹어요. 미안해서 어쩌지?”

시댁 식구들과의 첫 식사는 이렇게 아찔하게 끝났다. 정말 그 당시에는 콩 국물에서 나는 비린내를 이겨낼 수 없었다. 잘못하다가는 억지로 먹다가 뿜을 것만 같았다.

만약, 당시 어머님이 내 식성을 이해하지 못했더라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우리 식구들은 콩국수를 좋아하는데, 이걸 못 먹으면 우리 큰아들은 어쩌나?, 평생 이렇게 시원하고 구수한 콩국수를 구경도 못 해 보는 거 아냐?, 뭐 이렇게 식성이 까다로워?, 그래도 첫 만남인데 이렇게 자기주장이 강해서 우리 아들이 기나 펴고 살겠어? 등등’ 이런 생각을 했더라면 말이다.

역시 대인배인 시어머님은 내 식성이 가족들과 다름을 받아들이신 것이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 나도 변하고 어머님도 변했다.

“어머님, 저 이번 주말에 갈 건데요, 여름이라 그런지 어머님 콩국수가 생각나요. 콩국수 만들어 주실래요?”

“그래? 집 근처에 맛있는 콩국수집 생겼거든. 엄마가 거기서 사줄게.”

지금은 시간이라는 녀석이 시어머님의 총기와 현명함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인배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자랑스럽다.

2020 경자년은 쥐띠의 해다.

쥐는 다른 동물에 비해 체격도 작고 달리기도 잘 못한다. 이때 쥐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좌절한 것이 아니라, 다른 동물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현명한 해결방법을 찾았다. 그래서 12간지 동물 중에 첫 번째로 시작하는 동물이 되었나 보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라.’

만약, 그 다름을 찾았다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인정하고 상대방에게도 적극적으로 표현했으면 한다. 마음 만으로만 간직하고 있다면 오롯이 그 사람을 이해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이렇게 나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면 2020년의 한 해도 행복 가득한 날의 연속이 될 것이다. 모두가 빛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김미경은 ▸현)소통문화교육협회 전문강사 ▸현)하브루타 부모교육 전문강사 ▸현)선율아카데미 진로·진학컨설팅 전문가 ▸현)크리스토퍼힐연구소 전문강사이며, 저서로는 ▸착한 영향력 ▸하브루타 부모교육사 ▸하브루타 독서토론사 ▸진로적성 지도교사 ▸인성교육 지도교사 ▸웰다잉 강사지도사 ▸평생교육사 등이 있다.

▸경기도의회 스피치교육 ▸봉화군청 공무무원 대상 리더십교육 ▸서정대 의사소통역량강화 교육 ▸전남대, 대구과학대, 호서대, 신안산대, 서원대, 동남보건대 공감능력강화 교육 ▸초·중·고 교직원 대상 하브루타 교육 ▸인천연수, 인천중앙, 부평, 계양, 인천북구도서관에서 학부모 교육 등 강의를 진행한다.

평택시대신문 pts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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