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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와 안중근 의사

기사승인 2020.02.18  18: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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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톡톡 - 사장 김진운

몇 년 전 장모님이 처형집으로 다니러 가셨다. 아내와 가셔서 처형과 모녀들이 오랜만에 같이 온천 목욕을 하시고 쉬시다고 오시려는 것이었다. 하룻밤 주무신 다음날이 2월 14일 발렌타이데이였다. 빵집에서 초콜릿과 사탕 등을 사가지고 모시러 갔다. 초콜릿은 장모님 것과 아내, 처형의 것 따로 포장했다. 장모님은 초콜릿 선물을 평생 처음 받아보는 것이라며 환하게 웃으시며 좋아하셨다.

발렌타이데이에는 사랑하는 연인들이 초콜릿이나 사탕을 주고받는 날이고, 여성이 사랑하는 남성에게 주는 날이라고 한다. 연중에 웬 무슨무슨 데이가 많은지.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선물한다는 화이트데이부터 아무것도 주고받지 못한 사람과 먹는다는 짜장면데이, 삼겹살데이 빼빼로데이 등. 혹시 내가 모르는 데이가 또 있는지 모르겠다. 상술인지는 알지만 그렇게 기분 나쁠 것까지는 없었다.

발렌타인 데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라고 알고 있다. 1950년대 서구에서부터 시작된 여성 해방 운동이 일본으로 확대됐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이제는 '여성도 남성에게 선물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의 대기업들은 대대적인 초콜릿 판촉행사를 통해 밸런타인데이를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만들었다.

편의점이나 거리의 광고판 등에서 안중근 의사나 안 의사의 단지한 손을 그려넣은 광고 포스터를 볼 수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모 회사 건물 벽에 안 의사의 모습을 크게 걸어놓고 눈길을 끌기도 한다. 자주 보는 풍경이라서 무심코 지나가다가도 어느 때인가는 안중근 의사를 생각해 본다. 광고 효과는 어떤지 몰라도 안 의사를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효과는 좋다.

대한민국의 청년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 일본인으로 가장해 잠입해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일본의 초대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다.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이토에게 권총을 발사해 사살했고 수행했던 일본 관리들도 중상을 입혔다.

현장에서 러시아 경찰에 체포된 안 의사는 일본 측에 넘겨져 뤼순 감옥에 투옥됐다. 안 의사는 이듬해인 1910년 2월 14일 사형을 선고받는다. 일본의 졸속 재판이었으나 침략국 일본 재판을 인정하지 않는 어머니의 말에 따라 항소하지 않고 결국 3월 26일 순국한다. 그때 나이 31세였던 안 의사는 당당하게 최후를 맞는다.

2월 14일이 발렌타이 데이라는 것은 거리의 풍경(상점에 초콜릿 바구니를 진열해 놓아서)에서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거리에서 안중근 의사의 그림을 많이 보아도 2월 14일이 사형집행일이었다는 것까지는 잘 모른다. 일본이 고도의 전략으로 특히 이 날을 상업적으로 변질시키고 이용하는 것일까. 과도한 억측일까.

하지만 일본에 의해 변질됐다는 발렌타이 데이와 안중근 의사의 사형집행일이 묘하게도 같은 날이다.

평택시대신문 ptsnews@naver.com

<저작권자 © 평택시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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