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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기사승인 2020.06.17  07: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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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시대의 창

회장 김의겸

바람을 쐬기 위해 산책하러 소풍정원에 갔다. 사람이 많이 있든 없든 거리두기를 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토요일이어서인지 수많은 인파는 아니어도 제법 많은 사람이 찾았다.

다섯 명쯤 되는 여성 일행이 소풍정원 입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다가 나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달라며 휴대폰을 주고 일행에 포즈를 취한다. 인물과 소풍정원임을 나타내는 배경만을 선택해 세로사진으로 찍었다. 일행 모두가 사진이 찍힌 그들은 좋아하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하지만 소풍정원을 나온 뒤 문득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시기에 모르는 사람의 휴대폰을 받아들고 사진을 찍어주다니. 거리두기를 염두에 두고 산책한다면서 대화도 하고 그의 휴대폰을 받아 든 것이 후회도 됐지만 이 정도의 작은 친절도 신경써야 하는 사태가 씁쓸하다. 쓴 웃음을 지었다.

식당에서 테이블 옆으로 사람들이 떠들면서 지나가면 침이 튀어오지 않을까 하고 신경이 쓰인다. 또 다른 식당에서 사장님과 직원이 모두 마스크를 안 쓰고 있어 한마디 할까 망설이기도 한다. 마스크를 안 썼다며 주먹다짐을 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한다. 택배가 오면 일회용 비닐 장갑을 끼고 내용물을 뜯어내고 상자는 바로 버린다.

모두 예전에는 없었던 일이다. 왜 이렇게 삶이 팍팍해졌는지 우울하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있다.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말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집에서 지내다 보니 활동량이 적어지고, 만나는 사람도 적어지면서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자신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항상 도사리고 있고, 웬지 열이 나는 것 같고 목이 조금 이상하게 느끼는 등 작은 증상에도 코로나가 아닐까 걱정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활동 제약으로 느끼는 무기력증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증가 등이 코로나 블루의 예다.

나만의 코로나19 극복법을 찾고 있다. 아니 찾아냈다. 산책을 한다. 소풍정원과 내리문화공원이 단골 산책 장소다. 그냥 산책하는 것이 아니라 덤으로 사진 찍기를 즐긴다. 사람과 접촉을 하지 않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른다.

TV를 보는데 뉴스와 영화를 많이 보던 예전과는 달리 잘 보지 않았던 마운틴채널이나 나인칼라티브이, 내셔널지오그래픽 프로그램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한다. 대리만족을 한다.

사회적 거리는 두더라도 마음은 가까이. 좋아하는 일이 같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한다. 한 동호회 카페에는 매일 방문하고 있다. 떨어져 있는 아들과 딸 등 가족과 통화하기, 친구들의 커뮤니티 참여하기 등을 한다.

도로에 세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마스크가 답답하기는 하겠지만 자전거는 거리두기를 하며 즐기는 딱 맞는 운동이지 싶다. 나도 자전거를 타볼까?

평택시대신문 ptsnews@naver.com

<저작권자 © 평택시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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